AutoCAD AI 기능이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솔직히 Autodesk Assistant를 실무에서 쓰기엔 애매했습니다. 국내에서는 사용하는 사람을 보기 어려웠죠.
초기 버전은 영문 AutoCAD를 설치해야만 사용할 수 있었고, 질문도 영어로 해야 했습니다. CAD 용어를 영어로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자체가 일인데, 거기에 AI한테 영어로 질문까지 하라니 — 차라리 구글 검색이 빠르죠. 그래서 대부분 한 번 열어보고 “아, 이건 아직이다” 하고 닫았을 겁니다. 저도 그랬고요.
AutoCAD 2027에서 다시 열어봤습니다. 이번엔 좀 다릅니다.
AutoCAD 2027에서 뭐가 달라졌나
가장 먼저 체감되는 건, 한국어가 된다는 겁니다. 한국어 포함 19개 언어를 지원하고, AutoCAD 언어 설정과 자동으로 동기화되기 때문에 별도 설정도 필요 없습니다. 하지만 진짜 변화는 단순한 언어 지원이 아닙니다. AutoCAD 2027에서는 Autodesk Assistant의 구조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2026
2027
역할
도움말 안내 챗봇
도면 분석·실행 AI 에이전트
AI 구조
단순 질의응답
MCP 기반 LLM 에이전트
도면 인식
❌ 도면 내용 파악 불가
✅ DWG 형상·레이어·속성 파악
작업 실행
❌ 방법만 안내
✅ 자연어 명령으로 일부 작업 직접 실행
한국어
❌ 영문 중심
✅ 한국어 포함 19개 언어
표준 검사
❌ 수동 실행만 가능
✅ 자연어로 자동 검사 실행
2026까지의 Assistant는 “QSELECT 명령어를 사용하세요”라고 방법을 알려주는 수준이었습니다. AutoCAD 2027부터는 “빨간색 폴리선 다 선택해 줘”라고 말하면 직접 실행합니다.
이게 가능해진 건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도입했기 때문입니다. MCP는 Anthropic이 만들어 오픈소스로 공개한 프로토콜로, 현재는 Linux Foundation 산하에서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AutoCAD 설치할 때 로컬 MCP 서버가 같이 깔리고, Assistant는 이 서버를 통해 도면 데이터에 직접 접근합니다. 단순히 도움말을 검색해주는 챗봇이 아니라, 도면의 맥락을 이해하는 AI 에이전트가 된 겁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AutoCAD 2027에서 Autodesk Assistant를 직접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은 명확합니다. 이제 단순 검색 도구가 아니라, 작업 흐름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자연어로 객체 선택
이게 제일 편합니다. 예전에는 QSELECT를 열고 조건을 하나씩 설정했죠. 지금은 자연어 한 줄이면 끝입니다. 복합 조건도 되고, 결과는 실시간으로 피드백 됩니다.
2026
2027
QSELECT → 객체 유형 설정 → 속성 조건 설정 → 확인
“빨간색 폴리선 전부 선택해 줘”
도면 정보 즉시 분석
열려 있는 도면에 대해 궁금한 걸 그냥 물어보면 됩니다. 레이어 목록, 블록 사용 현황, 객체 수, 속성 분포까지 집계해서 바로 알려줍니다. 도면 현황을 빠르게 파악해야 할 때 일일이 확인하는 것보다 훨씬 빠릅니다.
표준 검사 자동 실행
“표준 파일을 기준으로 현재 도면을 검토해 주세요”라고 하면, Assistant가 표준 파일 경로를 먼저 물어보고, DWS·DWT·DWG 파일과 비교 분석을 자동으로 돌립니다.
2026
2027
수동으로 표준 검사 명령 실행
“C:\Standards\Company.dws로 표준 검사해 줘
어디까지 가능한가
여기서 기대를 좀 조절할 필요가 있습니다. AutoCAD 2027의 Assistant가 만능은 아닙니다. 정확히 어디까지 되는지 직접 확인해봤습니다.
기능
Assistant
객체 선택 (개별, 그룹별, 조건별)
✅ 가능
도면 정보 조회 (파일명, 단위, 객체 수 등)
✅ 가능
객체 속성 조회 (좌표, 크기, 레이어, 색상 등)
✅ 가능
레이어·텍스트 스타일·치수 스타일 정보 분석
✅ 가능
표준 준수 검사 (템플릿 비교)
✅ 가능
화면 확대/축소, 특정 객체로 화면 이동
✅ 가능
객체 강조 표시
✅ 가능
AutoCAD 명령어 및 수정 절차 안내
✅ 가능
그리기 (선, 원, 폴리라인 생성)
❌ 불가
이동, 복사, 회전, 미러
❌ 불가
삭제, 크기 조정 (스케일)
❌ 불가
속성 변경 (레이어, 색상, 선 유형, 텍스트 내용)
❌ 불가
새 도면 생성, 파일 저장
❌ 불가
레이어 생성/삭제, 블록 정의 생성
❌ 불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AutoCADA 2027의 Assistant는 “찾고, 보고, 분석하는 건 되지만, 직접 그리거나 고치는 건 안 된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현재 범위가 오히려 맞다고 봅니다. 도면을 AI가 멋대로 수정하면 그게 더 위험하니까요.
우리 회사 기준에 맞는지, 자동으로 검사해준다
도면 작업하다 보면 회사 표준에서 슬슬 벗어나기 시작합니다. 레이어, 텍스트, 치수 설정 같은 것들이 조금씩 어긋나죠. Assistant한테 회사 표준 템플릿 파일(.dws, .dwt, .dwg)만 알려주면, 자동으로 비교해서 어디가 다른지 잡아줍니다.
검사 대상
검사 항목
레이어
이름 명명 규칙, 색상, 선 유형, 선 굵기, 플롯 스타일, 투명도, ON/OFF 상태, 플롯 가능 여부
텍스트 스타일
폰트 파일(.shx/.ttf), 큰 폰트, 높이, 너비 비율, 기울기 각도, 세로쓰기 여부
비표준 스타일 사용 객체, 잘못된 레이어 배치, ByLayer 미사용 객체, 미사용/비표준 레이어
검사 결과 안내
검사 결과는 ❌ 오류(Error) · ⚠️ 경고(Warning) · ✅ 준수(Compliant)로 분류됩니다.
전체를 한 번에 돌릴 수도 있고, “레이어만 검사해 줘”, “치수 스타일만 확인해 줘”처럼 특정 항목만 골라서 검사할 수도 있습니다.
수정은 어떻게? — 협업 워크플로우
“검사까지는 좋은데, 그러면 수정은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당연히 나올 겁니다.
Assistant가 직접 수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레이어 색상 변경, 텍스트 스타일 재지정, 치수 스타일 수정 같은 편집 작업은 사용자가 AutoCAD에서 직접 해야 합니다. 대신 Assistant는 수정 작업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1
[Assistant] 문제 식별
표준화 검사 실행 → 문제점 리스트 생성 (우선순위별 분류)
2
[Assistant] 문제 객체 선택
비표준 스타일 사용 객체, 잘못된 레이어 배치 객체 등을 자동 선택
3
[Assistant] 수정 방법 안내
LAYER, PROPERTIES, CHPROP, TEXTSTYLE, DIMSTYLE 등 구체적인 명령어와 절차를 안내
4
[사용자] AutoCAD에서 직접 수정
선택된 객체를 확인하고 안내받은 방법대로 속성 변경 실행
5
[Assistant] 재검사 및 검증
수정 후 표준 검사를 다시 실행하여 개선 사항 확인 및 리포트
“AI가 알아서 다 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도면 수정을 AI가 독단적으로 하는 것보다 이렇게 역할이 나뉘어 있는 게 실무에서는 훨씬 안전합니다. 문제를 찾아주고, 뭘 고쳐야 하는지 알려주고, 고친 다음 다시 확인해주는 것 — 사실 이것만 해줘도 상당히 편합니다.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물론 AutoCAD 2027이라고 해서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현재 Autodesk Assistant는 기술 미리보기(Tech Preview) 단계라 결과가 항상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MCP 서버도 현재는 Windows 버전에서만 지원되고, Mac·Web·Mobile은 아직 미지원이에요.
복잡한 설계 작업이나 창의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도 아직 제한적이고, 산업별 특수 요구사항은 여전히 전문 지식이 필요합니다.
Autodesk도 공식적으로 “AI 제안은 시작점으로 활용하고, 중요한 정보는 반드시 재확인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런 솔직한 태도가 오히려 신뢰를 줍니다. 안 되는 걸 되는 것처럼 포장하는 것보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하는 AI가 실무에서는 훨씬 낫거든요.
Autodesk는 향후 앱 스토어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MCP 서버를 추가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하니, 확장 가능성은 열려 있습니다.
한번 열어보세요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AutoCAD 2027의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Autodesk Assistant 아이콘 클릭. 그게 끝입니다.
팁을 드리자면, 질문은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한 번에 하나씩 하는 게 좋습니다. 컨텍스트 정보를 함께 제공하면 더 정확한 답변을 받을 수 있고, 피드백 버튼을 눌러서 응답 품질 개선에 참여할 수도 있습니다.
AutoCAD 2026까지의 Assistant를 써보고 실망했던 분이라면, AutoCAD 2027에서 다시 한번 열어보세요.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겁니다.